마드리드에서 세비야 가는 법
스페인을 대표하는 도시이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를 꼽으라면 바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일 겁니다. 그런데 스페인을 여러 번 여행해 본 저는 이 두 도시만큼이나 매력적인 도시가 바로 세비야(Sevilla)였습니다. 세비야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주의 최대 도시이자 스페인에서 4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플라멩고와 오렌지, 오페라가 특히 유명하며 대표 관광지로는 스페인 대성당과 세비야 광장, 투우장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세비야를 곧바로 여행할 수 있는 직항 노선은 없습니다. 그래서 세비야를 여행하고 싶은 여행객들은 보통 수도 마드리드를 먼저 여행한 뒤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가는 다양한 이동 방법과 각 이동 방법의 특징 및 예매 사이트 등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 차
1. 기차로 이동
마드리드에서 세비야 가는 첫 번째 방법은 바로 기차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여러가지 방법 중 가장 추천하는 방법으로, 관광객 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마드리드와 세비야는 약 60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 시속 300km까지 달릴 수 있는 스페인 고속 철도 렌페(Renfe)를 이용해야 합니다.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이동하는 렌페 열차는 하루 평균 30개 정도가 있습니다. 보통 첫 차 시간은 오전 7시, 마지막 열차 시간은 저녁 9시 무렵이며, 배차 간격은 약 30분입니다. 평균 5개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열차가 환승없는 직행이며, 이동 시간은 최소 2시간 20분부터 최대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두 도시의 기차역이 모두 시내 중심에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래서 마드리드에서 열차를 타기 직전까지, 세비야에서 열차를 내리자 마자 곧바로 도시를 관광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기 때문에 비싼 택시를 타지 않아도 쉽고 싸게 역에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비용입니다. 마드리드에서 세비야 가는 렌페 비용은 일반석 기준 4만원부터 15만원 사이입니다. 비용은 날짜와 예약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날짜보다는 예약 시점에 따른 티켓 가격 차이가 훨씬 큽니다. 보통 당일 출발과 다음날 출발 열차가 가장 비싸고, 예약을 미리 할 수록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스페인에 도착하기 전 미리 티켓을 예매하는 걸 추천합니다. 예매는 출발일 기준 60일 전부터 온라인에서 가능합니다.
기차 요약
- 고속 철도(Renfe) 이용
- 하루 평균 열차 대수 : 30대 (첫차 7시 / 막차 21시 무렵)
- 이동 시간 : 2시간 20분 ~ 3시간 30분
- 열차 가격 (일반석 기준) : 4만원 ~ 15만원 (빠르게 예약할수록 더 저렴)
- 두 역 모두 시내 중심에 위치 (접근성 우수)
2. 버스로 이동
마드리드에서 세비야 가는 두 번째 방법은 버스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방법 중 가장 저렴한 방법이며, 여행 경비가 충분하지 않은 여행객들에게 많이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티켓 값은 편도 기준 55,000원 수준이며, 종종 첫 차는 20% 정도 할인 금액으로도 판매됩니다.
앞서 두 도시의 거리가 약 600km라고 말씀드렸죠? 그렇다보니 버스를 타면 이동 시간이 평균 6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또한 도착 시간이 크게 변함없는 열차나 비행기와 다르게 교통 상황이나 날씨에 따라 이동 시간 변동이 상대적으로 큰 편입니다. 버스는 하루 평균 4대가 있으며, 오전과 오후 출발 버스가 각각 1대, 그리고 밤에 출발하는 버스가 2대 있습니다. 밤에 출발하는 버스는 자는 시간과 숙박 비용을 모두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돈이 부족한 여행객들에게 매우 좋은 선택지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오전과 오후 출발하는 버스보다 밤에 출발하는 버스가 좌석이 없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차량 대수와 노선은 가지고 있는 스페인 대표 버스 브랜드는 바로 알사 버스(Alsa Bus)입니다. 그래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두 도시를 버스로 이동해 본 여행객 대부분은 아마 알사 버스(Alsa bus)를 이용했을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알사 버스는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를 경유 없이 곧바로 가는 노선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는 알사 버스 대신 소치 버스(Soci bus)를 이용해야 합니다. 소치 버스는 알사 버스와 비교하면 훨씬 작은 버스 회사이며 차량 대수도 훨씬 적은 편인데요. 두 도시를 이동하는 버스가 하루 평균 4대뿐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버스가 하루 평균 4대뿐이라는 말은 다른 말로 하면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좌석이 많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이동할 때 버스를 선택했다면 표는 되도록 빠르게 예매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여행객이 몰릴 수 있는 휴가철이나 주말이라면 더더욱 그러겠죠? 소치 버스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표를 예매할 수 있으며, 출발지(Madrid), 도착지(Sevilla),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고 몇 가지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쉽게 예매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예매 중 개인 정보를 입력할 때, 화면 하단을 보면 'Individual e-ticket via SMS, presentation by mobile (0.25 cent.)'이라고 쓰여진 선택 항목이 있습니다. 소치 버스는 예매 완료를 완료한 후 티켓을 출력하고 버스에 탑승할 때 이 티켓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항목을 선택하면 종이 티켓 대신 SNS로 모바일 티켓을 받을 수 있습니다. 0.25유로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지만, 훼손되거나 분실할 수 있는 종이 티켓보다 모바일 티켓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에 꼭 체크하는 걸 권장드립니다.
버스 요약
- 소치 버스(Soci bus) 이용
- 하루 평균 열차 대수 : 4대 (오전 1대, 오후 1대, 야간 2대)
- 이동 시간 : 6시간 30분
- 버스 가격 : 5.5만원
- Individual e-ticket via SMS, presentation by mobile 항목 체크 권장
3. 비행기로 이동
마드리드에서 세비야 가는 세 번째 방법은 비행기입니다. 비행기는 하루에도 열 개 이상 운항하며, 이동 시간은 약 1시간 10분입니다. 가격은 비행기 특성상 날짜, 유가, 시간대, 항공사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8만원에서 20만원 사이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동 시간도 짧고 비용도 적정해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이동할 때 가장 추천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두 도시를 자주 왕래하는 제 스페인 현지인 친구도 단 한 번도 비행기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유는 바로 순 이동 시간 대비 전체 이동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되고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비행기를 타는 과정을 한 번 하나씩 생각해 볼까요? 먼저 일반적으로 공항은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외곽 지역에 위치합니다. 마드리드 공항도 마찬가지며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가량 이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통 비행기 출발 시간보다 최소 1시간 30분 전에는 공항에 미리 도착해야 합니다. 그래야 수하물을 부치고 체크인하고 보안대를 통과한 다음, 출발 20분 전 Boarding time에 맞춰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도착한 후에도 최소 20분 이상 수하물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고, 공항을 나와서는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기다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비야 공항 역시 외곽 지역에 위치하므로 세비야 시내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최소 30분가량 소요됩니다. 비행기의 순 이동시간은 1시간 10분이지만, 전체 이동 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겁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케이스라고 보면 되겠죠?
그리고 4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은 연착이라는 변수가 없을 때의 시간입니다. '비행기가 연착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페인에서라면 이야기도 조금 달라집니다.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가는 비행기 항공사 대부분은 이베리아 항공, 이베리아 익스프레스, 부엘링입니다. 이베리아 항공은 대한민국의 대한항공처럼 스페인 국적기이자 스페인 제1항공사이며, 이베리아 익스프레스와 부엘링은 이베리아 항공의 자회사이자 저가 항공사입니다. 그런데 세 항공사 모두 오래전부터 워낙 연착이 많기로 매우 유명합니다. 실제로 저도 스페인에서 이베리아 항공을 8차례 이용했는데, 이중 무려 4번이나 연착됐었고 심지어 한 번은 시간이 무려 3시간이나 늦어졌습니다. 이용객들의 평점이나 후기를 살펴보면 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의 분노의 후기를 쉽게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비행기 요약
- 하루 평균 비행기 대수 : 10여대 이상
- 이동 시간 : 1시간 10분
- 총 이동 시간 : 4시간 이상
- 비행기 가격 : 8만원 ~ 20만원
- 연착이 매우 잦음
4. 렌트카로 이동
마드리드에서 세비야 가는 마지막 방법은 렌트카입니다. 렌트카는 일반적으로 대중 교통과 비교해 렌트 비용이 훨씬 비싼 편이며, 주차비, 톨게이트비, 주유비, 보험비 등까지 추가 비용까지 발생합니다. 하지만 대중교통과 비교해 출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정을 짤 수 있으며 가족 단위로 함께 여행할 때 매우 편리합니다. 이동 중 다른 도시를 함께 경유해 여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대학 시절 홀로 자유 여행할때는 저렴한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결혼 후 아이와 함께 스페인을 다시 여행할 때는 렌트카를 이용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세비야까지 차로 이동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A-5 고속도로를 타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방법과 A-4 고속도로를 타고 시계 방향으로 가는 방법입니다. 두 경로 모두 이동 거리와 시간이 비슷하며, 이동 거리는 약 550km, 이동 시간은 평균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두 도시를 이동할 때 경유하기 좋은 가장 대표적인 도시로는 톨레도가 있습니다. 톨레도는 마드리드에서 차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로 스페인 역사에서 오랫동안 수도 역할을 해온 도시입니다. 도시 전역이 국립 기념지로 선포되었으며 유대교, 이슬람교 문화유산이 모두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대표 관광지로는 로마 시대였던 3세기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알카사르 성(Alcazar), 15세기 활약했던 스페인 대표 화가 엘 그레크의 작품과 생전 유품들을 모아 둔 엘 그레코 미술관(Museo del Greco), 공사 기간만 250년이 넘고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무데하르, 로코코 건축 양식의 특징을 모두 나타내고 있는 톨레도 대성당(Santa Iglesia Catedral Primada de Toledo)을 꼽을 수 있습니다.
코르도바도 이동 중 경유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코르도바는 세비야와 같은 안달루시아주에 속해 있으며 마드리드에서 3시간 30분, 세비야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습니다. 이슬람 문화와 중세 가톨릭 문화가 잘 공존하는 도시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는 메스키타 성당이 있습니다.
렌트카 요약
- 이동 시간 : 5시간 30분
- 함께 여행하면 좋은 도시 : 톨레도, 코르도바
- 비용이 제일 비쌈
지금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세비야까지 이동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마드리드와 세비야 여행에 관심 있는 분들께 이 글이 꼭 도움 되길 바라며,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 다녀오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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